안녕하세요.

30년 묵은 집에서 이사를 해야 해서 이삿짐센터를 알아봤습니다.

내년초에 분양 받은 아파트 입주를 해야 하는데 몇 달을 빨리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라 일부는 보관을 하고 당장 필요한 짐을 가지고 어머님이 지내실 집에 당분간 들어가기로 했죠.

세 군데 견적을 봤는데 솔직히 가격은 876팀이 가장 비쌌습니다.

그런데 왠지 믿음은 876팀에게 가더라구요.

제가 사람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지라 저도 모르게 잠깐 대화만 나눠봐도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구나가 대강 나오거든요.

가장 싼 가격을 부르신 분은 시종일관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말씀하시긴 했는데 처음엔 신뢰가 가는듯 했으나 얘기를 나눌수록 뭔가 뭐랄까... 속 빈 강정 느낌? 그렇더라구요.

지난번 이사 때 비슷한 분에게 이사를 했다가 최악의 상황을 맛본지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요.

또다른 곳은 견적 내시는 분이 따로 계셔서 그 분이 오셨는데 솔직히 견적내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직접 짐 날라줄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더 중요한거잖아요.

그래서 뭔가 좀 찜찜했구요.

876팀 작업팀장님은 마르셔서 그런지 힘 쓰는 일이 괜찮으실까 했는데 상담해주시면서 질문이 많은 저희 남편 질문에도 다 대답도 잘 해주시고, 성심성의껏 상담해 주시는게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어요.

남편이 어디가 마음에 드냐 묻길래 876팀이 마음에 드는데 당신은 비싸다고 다른데 할거 아니냐 내 의견은 왜 묻느냐 했더니 아니라고 그러더라구요.

제가 위에 쓴 지난번 최악의 이사 때 저는 다른곳이 마음에 들었지만 남편이 어차피 이삿짐센터 거기서 거기라고 그냥 싼데서 하자고 해서 결정했다가 오히려 추가금때문에 더 비싸게 이사했고 짐도 엉망에 기분까지 엉망으로 이사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남편도 보관도 해야 하는데다 876팀장님이 마음에 들었는지 결정을 하더라구요.

그리고서 이사하는 날 초반 저는 알아보고야 말았습니다.

이분들이 보통분들이 아님을...

일하시는게 초보분들이 아니셨어요.

보통 이사해보면 꼭 한 분씩은 인상을 팍팍 쓰고 하신다든지 입이 너무 걸어서 같이 말섞기 싫다든지 너무 불친절하다든지 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리고 혹은 부득이하게 추가금 얘기하는 곳이 있죠.

그런데 인상이 제일 딱딱해 보여 걱정했던 분이 그렇게 해맑게 웃으며 농담까지 하는 분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모든 분들이 힘들어서 막 힘든 티 팍팍 내실만도 한데 중간중간 농담도 하시고 친절히 대답해 주시고 일을 즐기면서 하시는게 느껴지더라구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사를 만족해 하며 했습니다.

저희 어머님이 원래 칭찬에도 인색하시고 누구 밥을 막 사주고 그러는 분이 아니세요.

젊을 때 장사를 하시던 분이라 사람도 잘 보시고, 앞에서는 웃으며 말씀을 잘 하셔도 나중에는 그 사람 별로라고 막 그러시는 분이시거든요 ^^;;

그런데 이사하는 걸 보시더니 ''''저 팀장은 생긴건 힘도 못쓰게 생겼는데 일 잘 한다'''' 칭찬하시더니 밥사준다고 지갑을 여셨...

이사가 끝나고 다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누구랑 누구랑 일 잘 하더라, 사람 참 괜찮더라 하시며 폭풍칭찬을 하시더라구요.

알고보니 작업팀장님은 기업이사를 하시다가 일반이사로 전환하신 분이시고 그래서 아직 별점이 없는 거였어요.

사실 제가 뭐 사거나 할때 엄청 꼼꼼하게 따지고 비교하고 그러거든요.

별점이 너무 없어서 뭐가 이상한건가 했는데 이유가 있었어요. ㅋㅋㅋ

그리고 이번에 저희 집 짐이 너무 많아서 소개 소개로 당일 한 사람이 더 왔었는데 짐 많다고 인상을 쓰길래 그냥 돌려 보내셨대요.

저는 못봤는데 저희 남편은 봤나봐요.

그런데 일찍 가길래 그냥 다른 일이 있나보다 했다네요.

이사 끝나고 말씀하시는데 인상 쓰길래 돌려보냈다고, 당신은 인상 쓰는 사람하고는 같이 일 안한다고 하시더라구요.

팀장님만의 사고관에서는 고집이 있으신... ㅎㅎ

차라리 같이 일하는 동생들한테 그냥 좀 봐주지 괜히 보내서 힘들게 했다고 욕 좀 먹는게 낫다고요.

팀이 서로 끈끈한게 느껴지고 인상써서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도 없다 했더니 그래서 그랬나봐요.

그리고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가 이런거구나 하는 정석이었어요.

제가 봤을 때 이 팀 조금만 있으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합니다.

명예의 전당 들어가면 이사비도 비싸지는 거 아시죠?

들어가기 전에 얼른 붙잡으세요.

저처럼 따지는 거 좋아하고 가성비 찾는 분들 저 믿고 계약해보세요.

저처럼 받은 거 없이 칭찬글 작성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겁니다.

정말 감사했구요, 주위에도 적극 추천하고 다음에 이사할 때 또 뵐게요~^^